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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9 · 지면p.205–206

불황에서는 게임의 법칙을 바꿔라

Executive Editor / 유니타스클래스 이사 김경필

고대 로마는 실로 막강한 군사력으로 유럽 일대를 평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의 중심으로 여겨지던 지중해 만큼

은 감히 손댈 수가 없었다. 변변한 해군이나 쓸만한 군함조차 없던 로마에게 해전은 늘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그

래서 지중해 근방의 왕좌는 카르타고가 차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형국을 뒤집기 위해 로마인들은 엉뚱한 생각을 하

게 된다. 바다 위 일지라도 육지에서처럼 싸울 수 있다면 승산이 있다고 예측한 것이다. 그래서 고안한 무기가 까마귀

Corvus였다. 카르타고 배가 자신들의 배에 근접하였을 때 큰 못이 달린 까마귀를 불시에 내려서 상대편 배와 자신의 배

가 연결되도록 한 것이다. 이 전략으로 로마군은 배의 갑판을 작은 육지로 만들었고 카르타고군을 육지에서처럼 쉽

게 무찌를 수 있었다. 로마의 까마귀 전략은 절대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게임에서 룰을 바꿈으로써 승리를 얻어낸 획

기적인 아이디어였다.

불황 때마다 나오는 말이 있다. ‘가격은 낮추고 품질은 높여라’.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전략이지만 누구나 실천할 수는

없는, 그래서 불가능해 보이는 말이다. 그러나 까마귀와 같은 엉뚱한 생각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온라

인 서점 아마존, 남성 전용 미용실 블루클럽, 한경희 스팀 다리미는 기존의 강자들이 생각할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까마귀 전략으로 시장을 뒤흔든 상품들이다. 저가 항공사로 유명한 제트블루Jet Blue도 마찬가지다. 항공료가 저렴하

다고 서비스까지 싸구려일 것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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