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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5 · 지면p.107–108

며 끝까지 살아간다.

넷째, 필연성과 아름다움이 훌륭하게 조화되어 있다.

좋은 제품일수록 그 재질의 그 부품이 왜 그러한 방식으로 사용되었는지에 대해 숙명과도 같은 필연성

을 가지고 있다. 그 필연성은 전체 디자인과도 필연적으로 결합되어 혼연일체를 이룬다. 이것이 최종

적으로 아름답다는 미적 감각을 불러 일으킨다. 기능과 디자인의 균형과 조화라고나 할까? 어떤 제품

은 디자인의 아름다움이나 혁신성 때문에 솔깃하여 구매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제품일수록 쉽게 싫

증을 느끼는 일이 허다하다. 어떤 제품은 튼튼하고 내구성은 있지만 왠지 투박하고 감정을 개입시키

기가 어렵고 써야 할 때만 쓰게 된다. 그러나 좋은 제품은 디자인이 튀지 않으며 기능과 훌륭하게 조

화되어 있다. 대체로 이런 제품은 간결하면서도 아름답고 군더더기가 없다. 제품의 어떤 한 측면에만

과잉 투자한 느낌을 주지 않으며, 반드시 필요한 기능들과 그 기능을 발휘하기 위한 필연적인 디자인

을 갖추고 있다.

좋은 사람이라고 다르지 않다. 그 사람의 삶의 모습이 그러하다. 과장하거나 허세부리지 않으며, 그

렇다고 필요한 일만 하는 기계적인 사람도 아니다. 그때 그 순간에 어울리는 말과 행동을 한다. 남들

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급조된 것이 아닌, 그 순간 그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행동을 한다. 이런 사람

은 처음에는 사람을 확! 끌어당기는 매력은 없을지 몰라도, 오랫동안 사귀어도 싫증나지 않는 어떤 은

근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가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기보다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필연성의 아

름다움을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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