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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6 · 지면p.106–114

세상에서 희귀한 노트가 되는 법

7-15(MON)10:15

보낸사람 : 아버지 강승원

세민아, 내가 저번에 너에게 메일을 보낸 후, 보낸 편지함을 열어 다시 내가 쓴 메일을 읽어 보

았단다. 그런데 아무래도 네가 상처를 많이 받을 것 같아 걱정이 되더구나. 하지만 오히려 내

가 지적한 부분에 대해 네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회신을 주니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나

중에 네게 이런 상황에 있는 아들에게 편지를 쓸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 마음이 어떨지 알게

될 거야. 나는 그 누군가와 경쟁해서 성공하기 보다는 존경받기를 원한단다. 그렇기 때문에 너

의 브랜드 사례가 마케팅 경쟁 부분 뒤편에 별첨 자료가 아니라 브랜딩 책에서 이론의 실제 예

로 사용되길 바라지. 이 마음으로 너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이니까 마음이 어렵더라도 나의 진

심을 이해했으면 한다.

사실, 오늘도 네가 듣기에 좀 힘든 말을 하려고 서론이 좀 길었다. 하지만 너에게 이렇게 말해

줄 수 있는 사람도 나밖에 없잖니?

어제 네가 보내준 노트 몇 가지를 받아 보았다. 나는 그것을 나와 함께 일하는 몇 명의 팀원들

에게 보여 주었어. 일종의 상품 조사였지. 아무런 정보도 없던 그들은 내가 건넨 너의 상품을

보면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나씩 골랐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들에게 들었던 얘기

를 그대로 소개하겠다.

“이 노트는 내가 좋아하는 그 브랜드와 비슷하게 생겼어요.”

“그냥 노트네요. 그냥 노트죠?”

“만년필로 쓰면 뒤에 비칠 것 같은데요. 종이가 얇아요.”

7명이 너의 노트를 받아보고 대체적으로 이런 반응을 보였어. 다산 정약용의 어록 중에 ‘비슷

하면 가짜다’는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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