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terview with 사비나미술관 관장 이명옥
지난 2000년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를 맞이하며 전 세계 유수의 언론 매체에서
인류의 지난 천 년간 최고의 발명품이 무엇인지에 대해 전문가 여론조사를 실
시했다. 뉴욕타임스는 밀레니엄 최고의 발명품 10개를 선정했는데 그중 베스
트 오브 베스트는 암흑 시대를 벗어나 르네상스의 여명을 가져왔다고 극찬받은
쿠텐베르크의 금속활자도, 세상의 중심을 완전히 뒤집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
설도 아닌 바로 ‘원근법’이었다. 2차원적 평면에 3차원의 공간감을 가져온 회화
기법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원근법이 지난 천 년을 통틀어 인간의 가장
큰 발명품으로 뽑힌 이유는 다름 아닌 그것이 세상을 바라보는 신의 시선이 아
닌 인간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칼 융은 “예술가는 그가 속한 시대
정신의 표현 수단이며 대변자로서 시대의 특성이나 가치를 유형화하는 존재”라
고 말했다. 원근법이 창조된 시기는 인간에 대한 지독한 탐구가 이루어졌던 르
네상스 시대로 이는 단순히 회화 기법을 넘어 예술가에 의한 또 다른 인문학적
성과인 셈이다. 예술가들의 인문학적 성과는 비단 원근법뿐이 아니다. 명화라
고 불리는 세기의 명작들이 감상자 개인의 심리적 차원을 넘어 인간의 공통적
인 감성으로 이해되는 것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예술가들의 사유가 표현된 인
문학적 결과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인터뷰에서 만난 사비나미술관의 이명
옥 관장은 늘 독특하고 신선한 전시를 기획해 미술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는
화제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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