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RAW한 음식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RAW하다, 아니다를 나눌 수 있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은 굉장히 변증법적이에요. 음식은 무척 단
순하게 보이는데, 과정은 무척 복잡하기 때문이죠.
저는 음식에서 RAW 한 경향을 말하는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보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음식은 날 것이 좋다고 날 것만 먹
으면 문제가 생기고, 익힌 게 좋다고 익힌 것만 먹으면 그것 또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즉,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서로 조화롭
게 어우러져야 음식의 향, 시각적 효과, 미각, 이러한 모든 요소
들이 새롭게 창출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쪽으로 치우친 것은
위험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그 양극의 요소들이 조화되는 것
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서에서 병을 이긴다는 것은 자연 본연의 형태로 돌아오
는 것,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자연의 도움을 많이 받아
야 한다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비움의 철학을 되살
리는 요리’라고도 표현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위장은 거대한 우주입니다. 그 우주는 평생 한시도 쉬지 않고 움
직이느라 늘 피곤해 하죠. 옛날엔 먹을 것이 없어 피로가 덜했는
데, 사람들이 욕심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배를 채우니 위가 힘들
수밖에 없고 그래서 병이 나는 것이지요. 아무리 귀한 것도 지나
치면 독이 됩니다. 지나친 욕심으로 자연을 자기 것으로 취하려
하지 말고,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갖고 대해야 합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입니다. 그대로 살면 되죠. 자꾸 분별을 하는
데, 하늘은 언제나 똑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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