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W를 본질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음식의 본질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그 본질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
신 분이 임지호 선생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요리의 소재와 그 소재의
본질적인 개성, 색상, 디자인 이러한 요소들이 서로 어떠한 관계
를 가졌는지, 그리고 어떻게 조화를 시켜야 할지 고민합니다. 음
식의 재료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만물이 음식 재료입니다.
만물은 살아있는 생명인 동시에 어디든지 조화롭게 어우러져 하
나가 될 수 있지요. 예를 들어, 하나의 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만
들 때, 그 순간에는 재료의 고유 향기가 날아가는 것 같지만 그
본질에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러한 재료들이 모여서 하나의
음식을 만들게 되고 그 행위 자체가 교감을 나누는 것입니다. 끊
임없이 순환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 행위는 무척 역동적이죠. 제
가 행복한 이유가 이러한 역동적인 행위의 중심에 서 있는 동시
에, 그 행위 속에서 자아를 비춰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
에는 이 순환하는 자연 그대로를 혀로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야겠네요.
그렇다면, 그 ‘역동적 행위의 중심’에 있는 선생님 요리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제 요리 특징 중의 하나가 그 재료가 가진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요리에 간을 세게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대신 소스를 곁
들이죠. 저는 그 소스를 ‘기다림의 맛’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자
신이 가지고 있던 고유의 본질이 다른 성분과 서로 어우러지면
서 완전하게 성립되는 것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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