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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7 · 지면p.21–22

적으로 소비하는 것은 수고가 아니라 재미에 가깝다.

말의 원형을 소유한 페라리

비비안 뮈뤄가 선보인 플룸깃털이 달린 현대식 펜촉

우리가 소비하기 편리하고 익숙하게 만든 상품들이 이 영역에 속한다. 또한 소비자의 관

여도 측면에서 보자면 단순 구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스스로 가공하고 관리

하면서 더 높은 관계를 통해 상품을 자신만의 애착 대상으로 만드는 상품들이다. 몽블

랑 만년필을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이 상품은 일반적인 볼펜보다는 훨씬 불편하다. 잉크

를 충전해야 하는 수고와 그 과정에서 소비되는 시간 그리고 손과 애써 작성한 노트를

잉크로 더럽힐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수고를 기꺼이 즐기는 소비자들이

있다. 원형적 속성에서 보자면 RAWlish에 속하는데 그 이유는 필기구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깃털과 잉크의 필기감을 그대로 살려내었기 때문이다. 펜에 가해지는 압력에 따

라 굵기가 다르게 표현되면서 쓰는 이의 감정도 그대로 전달되는 감성이 녹아있다. 최근

프랑스 디자이너 비비엔 뮈러Vivien Muller가 선보인 플룸Plume이라는 펜도 이러한 RAW컨셉RAW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레저상품

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페라리 마니아들은 구매 후 약 1달 가량은 차를 길들이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고도의

기술 집약적 상품인 페라리를 길들인다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튀어 오르는 듯

한 말을 형상화한 엠블럼이 말해주듯 페라리는 세계의 부호들이 주된 고객들이라는 것

이 의심스러울 만큼 불편하고 길들이기 힘든 야생마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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