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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6 · 지면p.73–79

될 수 있다.

“명품을 만드는 시간은 트렌드를 활용해서 줄일 생각입니다.”

“트렌드를 만드는 것과 명품을 만드는 것이 정비례라고 생각하나?” 박성필 이사는 마치 준비하고 있었

던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다. 정확히 내 머리에 맞추었다.

“어떤 브랜드건 제대로 된 브랜드를 만드려고 한다면 최소 3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3년이면 명품 시계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가?”

“저는 명품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과정을 이야기 한 것입니다. 시계 브랜드를 만들

때 우리는 새로운 타깃, 시장, 전통적인 프로모션보다는 처음 이미지를 통해서 브랜딩을 하는 과정을 배

우게 될 것입니다.”

“나는 3년 안에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 속에서 우리가 만들 브랜드가 가짜 명품 시계인 ‘빈센트앤코’나 ‘지

(*#| SEASON 1 BRANDING

오 모나코’따위의 상황을 맞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우리가 아무리 스위스제 무브먼트를 사용하고,

제네바에서 조립할지라도 결국 흉내만 내는 짝퉁 명품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나? 오히려 시계를 통해서 브

랜드를 만들려면 10년 준비에, 50년 관리는 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내가 진 것이었다. 나는 ‘전략’으로 런칭하기 전에 조직에서 ‘공감’으로 런칭하지 못했다. 당황할 때 상황을 설

명하는 것은 논리와 전략이 없는 궁색한 변명이 될 수 있다. 준비되지 못한 대응은 함정에 말려 들어가는 것

이다. 이미 박 이사는 모든 것을 준비하고 나를 맞이했다. 나의 의견을 존중하는 한 이사에 길들여진 나는 회

의석상에서 무참히 ‘도륙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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