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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 · 지면p.12–14

아름다운가게지금까지는 옷장을 정리하다가 못입는 옷을 발견하면 동사무

소에서 운영하는 재활용 센터로 보내거나 골목 어귀에 침울하

게 서 있는 재활용 박스에 넣었다. 이렇게 헌옷을 그곳까지 찾

아가서 건네 준 것은, 솔직히 말하면 안 입는 옷을 나눠주기 위

함이 아니고 쓰레기봉투 값이 아까웠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우

연히 말로만 듣던 ‘아름다운가게’에 사용하지 않은 물건을 기증

하러 갔다가 그 이름 앞에 부끄러워서 들어가지 못하고 다시 집

으로 돌아온 적이 있다. 아주 단순한 스스로의 질문 때문이었

다. 아름다운가게에 나는 아름다운 물건을 주러 왔는가? 나의

기증은 반납인가? 헌납인가? 아니면 처리인가? 그곳에서 나의

물건을 보고 아름다운 상품이라고 생각할까? 스스로의 질문에

답을 하지 못했다. 재활용 센터였다면 당당했겠지만, 나는 ‘아

름다움’이라는 이름 앞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내가 입던 옷을 산 사람에게 아름다운 마음이 들게 하려면 무슨

일을 해야 할까? 묵힌 곰팡이 냄새 대신 최소한 은은한 피죤 냄

새와, 가격 라벨이 있던 자리에 내가 입었던 이 옷에 대한 작은

카드를 달아야만 아름답지 않을까?

‘이 옷은 제가 생일에 선물로 받은 옷입니다. 저는 파란색을 좋

아하죠. 이옷의 새로운 주인도 저와 같이 10월에 태어나신 분

이였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모든 상품에 작은 카드에 ‘정성’

을 담아서 아름다운가게를 아름답게 하고 싶기에 다시 집으로

돌아섰다.

“1호 안국점 아름다운가게 간사님! 다음 달에는 아름다운 마음

을 가지고 다시 찾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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