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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 · 지면p.171–175

김해 유성식육점

The interview with 유성식육점 대표 오경란

연약한 여인이 있었다.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건 고기였다. 비위가 약해

고기는 쳐다보지도, 냄새를 맡지도 못했다. 낯을 가리고 말수도 적은 내성

적인 성격이었다. 강인한 여인이 있었다. 무엇이든 시작하면 쓰러져 끝을 볼

때까지 물고 놓지 않았다. 남편 몰래 돈을 대출받아 시장 통 허름한 가게를

깔끔하게 고쳤다. 그 아프다는 췌장암 수술을 받고도 일주일 만에 복대를

차고 가게에 나와 아무렇지 않게 방긋방긋 웃었다. 상인대학을 두 번이나 다

니고 자비로 세계 각국의 재래시장을 돌아다니며 연구했다. 김해 동상시장

내 유성식육점, 오경란 대표의 이야기다.

Keywords

근면성실 | 공생, 다 같이 잘살기 | 고객 신뢰

172172

지방지방

독해서 독보적이다

“저 집인가봐요.” 꼬불꼬불 시장 골목 사이 큼지막한 간판이 눈에 띄었다. 시원한 미소

를 머금고 꽃을 꽂던 사장님이 반갑게 뛰어나온다. 한 올 한 올 빗어 넘긴 단정한 쪽 머

리, 깨끗한 앞치마 차림이다. “멀리서 오느라 수고 많으셨지예.”

바알간 조명 아래 늘 봐오던 고깃덩이가 아니라 평소엔 쉽사리 볼 수 없었던 소와 돼

지의 허파, 콩팥, 간, 혀 등이 4열종대로 정렬해있다. 동상시장은 김해에서 가장 큰 전

통시장인 한편, 주변에 외국인노동자들이 많이 살아 그들의 식습관과 문화에 맞게

취급 품목도 이색적이다. 평소의 정육점과 다른 정경에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

던 찰나 쟁반에는 곱게 깎은 단감이 한 가득 차려지고, 단 몇 분 사이에 따뜻한 마음

씨가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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