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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2 · 지면p.47–55

자신의 춤

권정헌은 초등학교 3~4학년 정도 돼 보이는 아이들과 현대 무용을 하고 있었

다. 어떻게 살을 뺐는지 모르겠지만 3개월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권정

헌은 무용을 하다가 가끔 윤시온 쪽으로 얼굴을 돌렸지만 눈은 마주치지 않았

다. 음악이 끝나갈 무렵 권정헌이 마루 중앙에 서서 손뼉을 치며 아이들을 불

러 모았다.

“좋았어! 좋았어! 한태빈은 거미였지?” 권정헌이 남들보다 키가 유독 큰 아이를

가리키면서 거미의 모습을 흉내 냈다.

“네, 맞아요. 왕 독거미였어요.”

“그래, 김성은! 너는 사마귀지?”

“네!”

“박성찬은 잠자리, 지은이는 딱정벌레, 전세민은 왕 딱정벌레, 노규호는 하늘

소… 그런데 김민지는 뭐지?”

자신

의 춤

“저는 책벌레예요.”

권정헌이 의아해하면서 물었다. “책벌레가 뭔데?”

“정말 책을 보면 아주 작은 벌레가 튀어 나와요.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 않지만

아주 작은 벌레예요.” 김민지가 책벌레 흉내를 내며 깡충깡충 뛰는 춤을 추었다.

“알겠다. 그것은 책 벼룩 같은데?” 권정헌이 말했다.

“벼룩이 어떻게 이렇게 뛰어요?”

“나도 예전에 그런 벌레를 본 적 있는데, 벼룩인지 확인해볼게.”

이번에는 그 중에서 가장 어린 제윤이가 자신이 어떤 벌레인지 모르는 권정헌을

보면서 기쁜 얼굴로 수줍어하며 춤을 췄다.

“뭘까? 개미? 지렁이? 나방도 아니고… 뭘까?” 권정헌은 제윤이 주변을 돌면서

말했다.

“바퀴벌레!” 제윤이가 웃으며 말하자 다른 아이들도 따라 웃었다.

“바퀴벌레? 제윤이는 바퀴벌레가 좋아?” 권정헌이 무서워 하는 표정을 지으며

제윤이 곁을 피하는 동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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