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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2 · 지면p.23–31

인연

‘윤시온…’

최세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눈에는 금방이라도 흐를 듯 눈물이 고였다. 리

처드 교수는 순간 최세린이 한승희와 윤시온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그는 이유를 묻지 않고 세린이 말해주길 기다렸다. 하지만 세린은 리처드 교수

와의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고 사진과 노트를 다시 돌려주었다.

“한승희 교수님을 아시나요?” 일어나려는 세린에게 리처드 교수가 물었다. 사실

최세린이 더 하고 싶었던 질문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한승희 교수님은 모르지만, 그의 아들 윤시온은 잘 알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실습할 때 같이 일했습니다.” 세린은 책상 위에 있는 사진을 다시 한 번 보았다.

정말 윤시온인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분명 자신과 함께 발레 공연을 보

고, 판매 실습을 했던 그가 맞았다.

인연

“그렇군요. 정말 놀라운 일이네요.” 이번에는 리처드 교수가 놀란 얼굴로 세린을

보았다. 리처드 교수는 뭔가 기억해낸 표정으로 세린에게 말했다.

“그… 동양에서는 사람과의 어쩔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고 하던데… 그게 어떤

원인의 줄이라고 했어요. 그게 뭐죠?” 리처드 교수는 얼굴의 모든 근육을 움직

이면서 기억을 끄집어내기 위해 애썼다.

“인연(因緣)이요?”

“맞아요! 인연!!! 그래요. 인연이라고 했어요. 그때 ‘연’의 의미를 끈이라고 했는

데… 맞죠?” 리처드 교수의 얼굴이 다시 환해졌다.

“끈… 맞아요!” 세린이 대답했다. 세린은 처음에 윤시온의 사진을 보고 놀랐지

만, 리처드 교수의 행동으로 그가 더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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