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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2 · 지면p.225–229

새벽시간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시온은 브살렐 매장을 블랙과 화이트 옷으로만

연출했다. 한승희는 시온이 연출한 매장을 아무 말 없이 10여 분 동안 보고 있었

다. 시온의 질문에 한승희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멈추었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나

서 한승희는 미소 지으며 조용히 말했다.

“고요함, 적막함.” 한승희가 말했다. 그리고 다시 아무 말 없이 10여 분이 흘렀다.

“새벽, 그러니깐 여명 같은 브랜드예요.” 시온이 먼저 말했다.

“여명, 가장 어둡지만 곧 환해지는 시간이지.” 시온이 한승희의 옆에 앉아 어깨

에 머리를 기댔다.

“엄마, 저 가운데 빨간색은 어떤 빨간색인가요?” 윤시온은 블랙과 화이트 옷 사

이에 끼어있는 빨간 옷을 가리켰다. 한승희는 그제서야 시온이 연출한 컨셉이

무엇인지 알았다.

“이번 매장의 컨셉이 정말 여명이었니?” 한승희가 말했다.

새벽

시간

“맞아요. 저 벽에서 빛이 나오는 것을 연출하고 싶었어요. 저 빨간색이 어떤 빨간

색인지 잘 모르지만, 여명에 막 떠오르는 태양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정말 그렇게 보여. 비스그램은 정말 많은 것을 이야기하는 브랜드가 될 것 같네.

나도 비스그램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구나.”

“아까 저에게 말하려고 했던 거죠?” 시온이 물었다.

“맞았어. 시온이가 엄마 마음에 들어와서 사는 것 같구나. 어떻게 다 알았지?

예전에는 우리 아들이 참 무뎠는데?” 한승희는 신기하다는 듯이 시온을 바라

보았다.

“엄마, 이상하게 흑백으로 세상을 보니까 본질만 보여요. 눈에 보이는 것을 보지

않고 상황과 의도만 보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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