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주사위
세린과 승희가 작은 카페에서 만났다. 워낙 손님이 없는 곳이어서 그들은 조용
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만남을 주선한 권정헌은 짧게 인사하고 자리를 비
웠다.
“시온이에게 세린 양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리처드 교수님께 교수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교수라는 칭호보다 그냥 한승희 간사라고 불러주세요. 한마음포도원 간사가
제게 딱 맞는 직함이에요. 한 교수는 제가 불편해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린은 엷은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다.
“리처드 교수님과는 어제 통화했어요. 그리고 시온이 편으로 제 노트도 잘 받았
고요. 고마워요.”
에피
소드
- 주
사위
“아닙니다. 시온 코치에게 많은 걸 배웠고, 이렇게 교수님, 아니 한 간사님을 만
나게 되어서 영광이에요. 교수님… 아, 죄송합니다. 간사님이 쓰신 논문과 리포
트를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 당시에 그런 생각을 하셨다니 대단하세요. 정말 존
경합니다.”
한승희는 그런 세린의 모습에 마음이 더욱 무거워졌다. 더 이상 말을 미루는 것
은 오히려 부담스러운 상황이 될 것 같아서 바로 본론을 꺼냈다.
“감사합니다. 만나자마자 불쑥 말씀드리는 것은 실례이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는 최세린 양에게 빨리 말해야 할 것 같네요. 그러니깐 권정헌 실장과 시온이에
게 말했던 부분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는 모라비 그룹과는 부딪히고 싶지 않
아요.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겠지만, 돌아가신 박부길 회장님이나 지경원 부회
장님도 저의 부모님이십니다. 부모님의 기업과 경쟁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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