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스카이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사과의 달콤한 유혹을 이미 맛본 회사 사람들은 모바일의
선과 악을 경험할 수 있는 애플을 두 손에 들고 무엇인가에 홀린 듯 한 번 먹어보라며 손짓한다. 가끔 솔깃
하긴 하지만 하늘(스카이)에서 가장 밝은 별이라는 직녀성(베가)을 가졌는데, 별로 아쉬울 건 없다. 그
래서 여전히 난 하늘에서 맴돌며 육지의 애플을 지켜보고 있다. 관찰 도중,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나와
다르게 애플 매니아들은 그 기계 자체는 물론, 직접 만나보지 못한 사람에게 상당히 열광한다는 점이었
다. 사람들은 그와 그의 조직이 만든 제품을 손에 쥐고 칭송하며, 사랑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를 면대면으
로 만나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애플 마니아들은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그리고 이제 하늘로 돌아간 그
의 이름을 추억한다. 스티브 잡스라고.
장 노엘 캐퍼러 교수는 이런 현상을 이해하는 단초를 던져줬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창조자의 아이덴
티티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이 그렇고, 입생로랑의 입생로랑이 그렇다. 애플
이 commodity에서 identity로 변하고, 이 identity가 ideology화되며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하는 모
든 사건의 중심에서는 다름 아닌 스티브 잡스가 그의 숨을 불어넣고 있었다. 애플의 유저들이 사랑해 마
지 않고, 손에 쥐고 자신과 동일시 하는 ‘i-’로 시작하는 그것들을 만들고, 정신을 공유하게끔 한 창조자의
저력은 쉽게 인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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