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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5 · 지면p.230–241

아니라 관계다

2001년 가을에 신림동에서 작은 쥬얼리 및 패션 시계숍을 하고 있는 지인이 생일 선

물이라며 나에게 시계를 선물했다. 그는 나에게 선물을 주며 이렇게 말했다.

230“그럴 리 없겠지만 외국에 나갈 때는 차고 나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왜요?”

“혹시 입국할 때 사소한 오해가 생길 것 같아서요.”

선물로 준 시계는 1970년대에 유행했을 법한 무겁고 두꺼운 오토매틱 시

B OF BRAND계였다. 처음 보는 브랜드였고, 원래 시계를 잘 차고 다니지 않을 뿐더러 지인도 그렇

게 말은 했지만 크게 신경 쓰는 얼굴은 아니었기 때문에 더 이상 이 시계에 대해 묻지

않았다. 그런 일이 있고 1년쯤 지나 나는 어떤 시계 회사를 컨설팅 하게 되었다. 시계

브랜드의 대표와 점심을 먹는 자리에, 나는 클래식한 양복을 입었기에 코디 개념으로

아무 생각 없이 그때 선물 받았던 그 둔탁한 시계를 차고 나갔다.

시계 브랜드 대표는 나와 마주보며 앉은 자리에서 밥을 먹으며 연신 나의

시계를 보고 있었다. 얼마쯤 후, 내가 찬 시계가 어떤 브랜드인가를 알아 차렸다는 듯

그는 엷은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권 대표님, 우리 회사를 컨설팅할 만한 자격이 있는 것 같군요.”

사장은 나에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친밀한 미소를 보여 주었다.

“예?”

“그 시계는 재벌과 연예인들만 아는 시계인데… 시계를 좋아하세요?”

“(엥?) 예? 예!”

너무나 순간적이었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내가 차고 있는 시계가 예사롭지 않은

시계라는 것을 순간 직감적으로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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