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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3 · 지면p.175

신들의 카니발carnival

지금으로부터 약 3,000년 전 신화 속에서 살던 수많은 그리스와

로마의 신들이 오늘날 브랜드로 환생해 시장에서 또 다른 신화를

만들고 있다면 믿어지는가? 이제는 브랜드를 통해서 자신의 신화

를 확장시키고 있는 신들, 그들만의 축제인 카니발carnival의 참석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승리의 여신 나이키(스포츠 의류잡화), 오디세우스를 유혹했던 칼립소(남성

정장), 아프로디테에게 사랑을 받아 신에게 저주를 받았던 아도니스(양말),

메두사의 얼굴 베르사체(패션 명품), 그리고 제우스(시계)와 에우리노메의

셋째 딸 카리타스(시계), 아폴론이 사랑한 요정 다프네(시계), 시간의 신이

었던 크로노스(시계), 물의 요정인 닉스(청바지), 그리고 헤라 여신(화장품)

과 미네르바(화장품)를 비롯해서 포세이돈이 가장 싫어했던 사람인 오디세

이(화장품), 신들의 산 올림푸스(카메라), 술의 신 박카스(자양강장제), 바다

의 신 포세이돈과 에우리알레의 아들인 오리온(과자), 아름답고 달콤한 노

랫소리로 지나가는 배의 선원들을 유혹했던 바다의 요정 사이렌(카페), 전

령신인 에르메스(패션 명품)의 고어인 헤럴드(신문),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

는 신족神族인 타이탄(트럭), 옷을 짜는 여신인 그레이스(자동차)⋯

알다시피 신神은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그렇기에

인간은 자연의 법칙대로 살아가지만 신은 자연의 법칙을 뛰어넘

는다. 그래서 브랜드 네임은 꾸준히 신의 이름을 빌려 온다. 기업

의 수명에 브랜드의 수명을 맞추지 않기 위해서, 신들처럼 과거

에도 살았고, 현재에도 살고, 미래에도 살아가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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