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판타지라는 단어부터 알아보자. 판타지의 어원은 그리스어
phainein이고, 그 의미는 ‘눈에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이 심오한
단어는 하버드 경영대학교의 마케팅 교수였던 테오도르 레빗 교수
가 ‘마케팅이란 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게 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한 마케팅 정의와도 그 맥을 같이한다. 간
단히 생각하면 마케팅과 판타지의 기능과 속성은 같다. 보이지 않
는 욕망을 보이는 제품으로 구현하고, 보이는 제품을 보이지 않는
욕망으로 만든다.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현금으로 지불하는 고부
가가치로 만들거나 보이지 않는 철학을 디자인으로 표현한다. 그
와 반대로 보이는 디자인을 통해 보이지 않는 철학과 메시지를 만
들기도 한다. 마케팅은 이처럼 물질과 비물질을 넘나들면서 교환
가치를 창출한다(쉽게 말하면 돈을 만들어 낸다).
이는 ‘명품이란 필수품을 사치품으로 만들고 사치품을 필수품으
로 만드는 것’이라는 코코샤넬의 생각과도 비슷해 보인다. 여자에
게 핸드백은 필수품이지만 넷북(?) 하나 들어가지 못하는 샤넬백
은 500만 원이 넘는다. 하지만 이런 백이 그 누구에게는 사치품이
지만 그 누군가에게는 필수품이다. 가짜 샤넬일지라도 들고 다니
게 된다면 필수품을 넘어서 상징이 되어 버린 것이다.
결국 판타지 브랜딩은 보이지 않는 철학, 감성, 느낌, 가치, 욕망
등을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컬러, 스타일, 그리고 브랜드 로고
등의 상징을 통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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