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OL.23 브랜딩 임계지식
VOL.23 · 지면p.50–51

브랜드의 정치학

시장에서 경쟁 브랜드와 경쟁하는 것보다 브랜드 내부에서 부서

간에 일어나는 경쟁이 더 비열하고 치사하다. 디자인과 마케팅,

마케팅과 영업, 생산과 디자인, 생산과 영업 등 때마다 이슈별로,

상황별로 그리고 이권별로 적이 친구가 되거나 친구가 적이 된다.

특히 브랜드 런칭 때보다 성장곡선이 한번 꺾인 후 브랜드 리뉴얼

시점에 부서별 이전투구는 최고조에 이른다. 브랜드를 이 상태로

까지 만든 범인을 찾기 위해 마케터들은 시장조사 보고서를 들고

나오고, 디자이너들은 해외 트렌드를 보여 주고, 영업팀에서는 최

근 잘나가는 경쟁사 제품과 광고 시안을 가져오고, 생산팀에서는

단가표를 제시할 것이다.

이쯤 되면 최고 경영자는 자신이 브랜드에 관해 가진 지식의 한

계에 부딪히면서 ‘부서별 협의’라는 조율 카드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것은 각 부서별로 다르게 인식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절충안에

따라 혼합하게 만들어 결국 브랜드 관점에서는 브랜드의 음독飮毒

타살을 조장한 지시라고 말할 수 있다. 브랜드 구축 시 부서 간의

협의 혹은 절충의 대부분은 꺾어진 매출 곡선을 상승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결국 대승적 차원에서 브랜딩의 근본적

인 대책 간구보다는 브랜드의 대박을 촉발시키는 판촉을 위장한

마케팅이 대세가 될 것이다.

브랜드 런칭과 리뉴얼로 정치판을 만드는 정치인은 부서장들이

아니라 브랜드를 감感으로만 알고 있는 최고 경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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