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편집증은 ‘심각한 우려’나 ‘과도한 두
려움’ 등의 특징이 나타나는 이상심리학적 증상을 일컫는다. 그러
나 아이러니컬하게도 편집증이라는 병명에서는 지적인 느낌이 난
다. 특히 브랜드 관련 업계에서 편집증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미쳐
있는 상태’로 인식되지 않는다. 정확히 정의할 수는 없지만 일 중
독과는 달리 편집증은 보다 주도적이며 세련되고 지적인 몰입 혹
은 집중 상태를 떠올리게 만든다.
디자인 경영 혹은 브랜드 경영과 같이 ‘새로운 가치’를 중심으
로 경영하는 경영자들은 대부분 편집증에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
이 아니다. 이들이 걸린 편집증은 단순히 ‘미친 듯이 일한다’는 의
미가 아니다. 편집증을 나타내는 paranoia라는 단어는 ‘para(바
깥)’ + ‘nous(마음)’의 의미로 이루어져 있다. 말 그대로 마음이 바
+/,<
깥에 있으면 어떻게 될까? 편집증에 걸린 경영자들은 소비자(바
깥)에게 그 중심을 두고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에 우리 브랜드를 맞
추기 위해 병적으로 집착한다. 이런 경영자들은 이미 자신의 제품
과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들조차도 내일은 불만족할 것 같아서 불
안해하고 초조해한다. 이들은 한마디로 브랜드가 바꾸어 놓을 세
상에 대한 꿈과 환상에 사로잡혀 끊임없이 혁신적인 사고를 하고
이를 소비할 고객들의 반응에 집착하며 1부터 10까지 어느 것 하
나도 놓치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과도한 비유라 여길지 모르겠지만 현장에 있는 경영자들은 그들
이 가졌을지 모르는 편집증에 대해 대개 동조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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