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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3 · 지면p.400–401

유니바디

Unibody

2009년 12월, 국내에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되었을 때 가장 큰

불만 요소이자 경쟁자들이 집요하게 공격한 부분이 내장 배터리

다. 애플은 아이폰뿐만 아니라 노트북마저 내장 배터리로 디자인

되어 있기 때문에 전원이 없는 곳에서 배터리가 소진되면 더 이상

작업을 할 수 없다. 특히 14시간 이상 전원을 사용할 수 없는 비행

기 안에서는 예비 배터리 없는 노트북은 그야말로 시한부 제품이

다. ‘친사용자주의user friendly’를 추구한다는 애플이 이토록 내장 배

터리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애플 마니아들만 이해할 수 있다는 영역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애플 마니아들은 배터리를 교환하는 행위는 기계를

너무 기계답게 표현한 것이라 말한다. 애플 제품의 대부분은 기계

가 아니라 생명체처럼 만들어지기 때문에 배터리의 탈부착은 일

종의 혐오스러운 행위라면서 말이다. 그들의 관점에서 본다면 아

이폰의 배터리 교체는 생명체의 배를 가르고 내장기관을 바꾸는

재활 행위와도 같다는 것이다. 애플의 제품들을 ‘완전체’라고 인

식하는 그들에게 ‘배터리 교환 불가’는 불편한 것이 아니라 당연

한 것이다.

유니바디Unibody란 애플이 노트북을 더 가볍고 견고하게 하기 위

해 노트북의 상판을 주물처럼 만드는데 그 형태와 공정을 설명하

기 위해 생성된 단어다. 유니바디를 굳이 한국말로 해석한다면 기

술 용어 중 제일 근접한 것으로 ‘통합 본체’라는 말이 있으나 ‘등갑

구조(거북의 등과 배가 연결되어 있는 형태)’가 더 정확할 것 같다.

유니바디를 단순히 제품의 기능적 특장점으로 판단하면 안 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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