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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3 · 지면p.316–320

소수의 소비자

<와이어드>의 편집장인 크리스 앤더슨의 책 《롱테일 경제학》에

서 그가 주장한 일명 ‘롱테일 법칙’은 경제학에서 불변의 진리처

럼 여겨지던 파레토 법칙을 뒤엎는다는 컨셉만으로도 많은 관심

을 받았다. 상위 20% 고객(혹은 판매율 상위 20%의 제품)이 나머

지 80%보다 더 높은 매출을 발생시킨다는 파레토의 법칙은 그간

의 마케팅 전략과 고객 전략의 한 축을 이뤄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크리스 앤더슨은 나머지 80%가 상위 20%보다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었고, 그 예로 아마존닷컴의 수

익 절반 이상이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찾기도 어려운 책들을 판매

해서 얻은 것이며 구글 광고의 주요 수익원 역시 작은 가게들이라

는 점을 들었다.

이런 법칙은 인터넷의 보급과 온라인 시장의 성장과 함께 받아

들여졌다. 오프라인 시장이었다면 ‘팔면 오히려 손해’인 제품들이

온라인 시장에서 유통 비용을 감소시키며 판매될 수 있었고 다수

의 소비자뿐만 아니라 소수의 소비자까지 만족시킴으로써 소비를

확대시켰다. 브랜드 입장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인터넷과 함께 확

고해진 롱테일 법칙을 통해 비록 소수이긴 하나 확실한 취향을 가

진 소비자들이 점점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

한 것이다. 인터넷이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다수의

소비자들에 속해 있긴 하나 소수적 취향을 감추고 있던 소비자들

도 자신의 취향이나 독특한 감성을 절대 다수에 맞출 필요가 없어

졌고, 따라서 다수의 소비자들마저도 점점 그 취향이 세분화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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