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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3 · 지면p.32–33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가장 안정된 시장은 공주와 왕자, 그리고 일곱 난쟁이로 구성된

시장이다. 여기서 공주란 1등 브랜드다. 이 공주 브랜드는 시장의

방향을 주도한다. 왕자는 2등 브랜드를 뜻하는데, 이들은 1등과 함

께 현재 시장을 보호하며 진입 장벽을 높인다. 일곱 난쟁이 브랜드

들은 3등 혹은 스스로 3등이라고 우기는 브랜드들이다. 이런 2:8

법칙이 통치하는 시장이 가장 안정된 시장이다. 이해가 어렵다면

콜라 시장, 스마트폰 시장, 스포츠 신발 시장 등 1등이 독식하는 시

장을 떠올려 보라.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가 콜라 시장을 주도할 때

수많은 난쟁이 콜라들이 나왔지만 그저 그렇게 살다가 사라졌다.

이런 안정된 시장은 (자의와 타의로 생긴) 두 가지 변수에 의해

흔들린다. 하나는 난쟁이 중에 한 명이 열심히 노력해서 왕자가 되

는 경우, 또 하나는 공주가 주도하던 시장에 마녀가 등장할 때다.

전자의 경우는 등수에만 변화가 생길 뿐 시장 자체가 붕괴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는 좀 다르다.

2009년 11월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하기 전 우리나라 휴대폰 시

장의 공주와 왕자 브랜드는 누구였을까? 마녀급 브랜드인 애플이

기존 시장을 완전히 뒤엎었다(마녀라고 해서 긴 코 위에 큰 사마

귀가 있는 그런 추악한 마녀를 떠올리면 오산이다. 오히려 그 반

대다. 그래서 마녀라고 부르기보다는 요술 공주가 더 어울린다).

왕자와 공주의 행복한 스토리를 완전히 뒤집는 마력을 가진 브

랜드의 등장은 그간 시장의 스토리에 수많은 반전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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