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런던에 있네. 예전에는 시장 조사만 하러 와서 매장만 보고 돌아갔는데
지금은 매장에 들어가지 않고 공원만 돌아다니면서 책을 읽고 있지. 4박 5일의 시간 중에
이틀 동안을 계속 런던 공원에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나? 예전 같으면 호텔
비와 시간이 아까워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볼 것들을 눈에 쑤셔 넣었겠지만 지금은 런
던의 햇빛을 즐기고 있어. 오리털 파카를 두툼하게 입고 차가운 바람을 뚫고 들어오는 런
던의 태양도 나름대로 취하기가 제법 좋다네.
런던 셀프리지호텔Selfridge Hotel 에서는 아직 인터넷이 없기에 리젠트 스트리트Resent street
에 있는 애플샵에 들어와서 메일을 쓰고 있는 것이니 핵심만 간단 명료하게 말하겠네.
자네의 긴 편지를 보면 결정사항은 단 하나네. 시장조사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것이 문제로
다. 새로운 시장에 새로운 상품이기에 시장 조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리고 새로운 시장과 새
로운 상품일지라도 지금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 시장조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닌가? 내가 정확
히 이해하고 있는 것이지? 그런데 말야. 궁금한 것이 있는데 누가 시장조사를 하자고 했고 누가 시장
조사를 하지 말자고 했을까? 자네는 나에게 객관적인 상황을 연출(?)하려고 나름대로 두 개의 의견
에 대해서 대구對句를 가지고 말하고 있지만, 솔직히 시장조사를 하자는 의견과 하지 말자는 의견 중
에서 나는 자네의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사장님의 의견이 무엇인지 알고 있네.
일단 우리, 2월에 런칭 할 브랜드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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