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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6 · 지면p.153–155

폴 스미스

Paul Smith

존경하는 김철수 회장님께

먼저 저희들에게 신규 브랜드 런칭에 관한 컨설팅을 의뢰하신 것

에 대해서 감사의 마음을 올려드리고 싶습니다. 브랜드에 대해

서 아직도 배울 것이 많고 부족한 것이 많은데, 짧은 지식을 높

이 평가해서 선뜻 수십 억원의 컨설팅 비용과 수억의 선급금을

주신다기에 너무 놀라서 회장님이 보내신 비서의 얼굴을 한참 동

안 쳐다만 보았습니다. 겨우 정신이 돌아와 찬물을 세 잔이나 마

신 후에야 저에게 건네 주신 컨설팅 제안서를 자세히 살펴보았

습니다. 회장님이 주신 제안서를 두 번이나 살펴보았고, 정말 하

고 싶은 컨설팅이지만 과연 이것을 우리가 할 수 있을까라는 걱

정 때문에 저는 찬물을 서너 잔 더 마셨습니다.

송구스럽지만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린다면 ‘김철수’라는 회장님

의 존함으로 패션 명품 브랜드를 만들라는 제안은 저희들의 능

력 부족과 한계로 인해 응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포털사이트 검

색 창에 ‘김철수’를 입력하면 현재 활동 중인 높으신 분들이 무

려 70여 명이 검색됩니다.

일단 브랜드 등록 자체가 안 됩니다. 회장님의 힘으로 어떻게 된

다고 하더라도 김철수라는 이름에서 발산되는 지극히 한국적인

느낌으로 인해서 회장님이 원하시는 모던, 트렌드, 아상블라주

와 미니멀리즘을 느낄 만한 프랑스 브랜드로 만들기는 불가능하

다고 생각됩니다. 다시 한 번 저희들의 지식의 한계를 느끼면서

제안하신 컨설팅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송구스

럽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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