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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0 · 지면p.89

디자인 경영의 성지순례

디자인 경영의 성공 사례로 뽑은 현대카드에서 듣고 싶었던 것은 ‘디자인 경영의 3단계 전략, 브랜드 경영에서 디자인

경영을 하기 위한 통합 운영 원칙, 차별화로서 디자인 전략의 효용성’과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브랜드 관

리팀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개종改宗’을 강요하는 전도사와 대화를 한 것 같았다.

“이렇게 바닥에 사각 조각 카페트를 사용하는 것도 혁신을 아이덴티티로 가진 현대카드스러움입니다.” 청소와 카

페트 교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정사각형 조각 카페트를 사용하는 것이 현대카드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현대

카드 브랜드 관리 책임자는 편집팀에게 사옥의 곳곳을 안내하며 문고리를 보여주고, 화장실의 조명을 가리키며 끊

임없이 이 모든 것이 현대카드스러운 디자인 경영의 극치임을 알려 주고 있었다. 정식 인터뷰를 하기 5분 전까지는 이

런 모든 표현이 아이스 브레이킹Ice Breaking을 위한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7시간이 지나서는 신앙임을 알게 되었다.

현대카드의 디자인 및 브랜드 경영은 종교에 가까웠다. 종교의 구성 요소인 교조가 있었고, 교리가 있었으며 그리

고 교단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얼핏 정태영 사장을 교조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정태영 사장은 신앙이 독실한 신

도 중에 제사장격 리더였다. 그들의 신앙 간증을 통해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교조는 ‘고객’이고, 교리는 ‘고객들의 라

이프스타일’이었으며 교단은 ‘현대카드’였다. 그래서 종교 행위로 보여지는 디자인 경영은 가장 성스러운 의식이었으

며, 브랜드는 고객과 직원이 하나가 되는 일종의 원시종교의 접신 도구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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