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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 · 지면p.16–20

취하는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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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에서나 보았던 알프스 산맥의 맑은 시냇물은 ‘에비앙’이

라는 브랜드를 달고 157개국의 물 시장을 명품 물로서 주도

하고 있다. 무색, 무취, 무미. 정말 아무 맛도 나지 않는 물.

마케팅 용어로 말한다면 상품으로서는 도저히 차별화를 할

수 없는 그저 상품에 불과한 물이다. 하지만 에비앙을 물로

보면 안된다. 그들이 외치는 캠페인은 단지 칼슘과 미네랄

이 풍부한 속성을 말하지 않는다. 에비앙은 물을 통해서 아

름다움을 말한다. 시간을 내어서 휘티니스 센터 카페에 앉

아서 누가 어떤 물을 마시는지 관찰을 하면 재미있는 현상

을 볼 수 있다. 정말로 부단한 노력으로 몸매를 예술로 만

든 사람들은 특정 브랜드 물을 마신다. 왜 그럴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에비앙은 물을 파는 것이 아니라 물의 환상을

팔고 있다. 깨끗한 물을 통해서 완벽해지는 건강과 몸을 유

지하고 싶은 것이다. 한마디로 물을 술처럼 팔고 있는 에비

앙. Evian을 뒤로 읽으면 당황스럽고 재미있는 의미를 가

진 naive이다.

naive 1. (사람이) 순진한, 소박한, 천진난만한, 숫된 2. (미술)

소박한, 원시적인 3. (특정 분야에) 경험이 없는 ; 선입적 지

식이 없는 4. (동물 등이) 실험(투약)을 당하지 않은

Evian을 향한 음모론은 아니지만 여하튼 우리는 석유보다

비싼 무색, 무미, 무취의 물을 마시면서 물에 취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PDF EDITION VOL.1판타지 브랜딩|

“유혹하기 위해서

벗지 말고

청바지를 입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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