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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 · 지면p.79

집단 판타지

정말 언제부터 내가 미술 작품을 즐겼을까? 단지, 고급문화 향

유에 대한 욕망의 표출이 아니었을까? 나는 고급문화를 즐기

고 싶었던 것이다. 어느 광고의 카피처럼 대한민국 1%의 문화

를 체험해서 그 1%가 되길 바랐던 것이다. 그리고 해외 유명 작

가들의 기획전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 역시 나와 같은 이유였

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의 어떤 것

미술관에 다녀왔다.

초현실주의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 展.’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나도 미술관을 찾는 발걸음이 잦

아졌고, 갈 때마다 느끼지만 언제부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미

술’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는지 모르겠다. 입장권을 살 때부터 관

람시간 내내 그리고 얼마 되지 않는 작품을 보고 나올 때까지, 작

품을 감상했다는 느낌보다 사람에 치이다 나왔다는 불쾌함이 남

아 있었다.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있는 어머니들, 방학 숙제를 하

러 온 학생들, 단체 관람 온 미대 입시생들, 손을 꼭 붙잡고 미술

관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 그리고 부녀회에서 나온 아주머니들

까지. 서로 한 작품이라도 더 보려고 치열하게 몸싸움을 하고 있

었다. 그래서 언젠가 천안에 생겼다는 아라리오 갤러리의 유럽 작

가 작품전을 보고 뿌듯해 했던 기억이 났다. 열 점도 되지 않는 작

품을 두어 시간 동안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보고 나오니, 이것

이야 말로 갤러리 나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나보다.

하지만, 정말 언제부터 내가 미술 작품을 즐겼을까? 단지, 고급

문화 향유에 대한 욕망의 표출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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